왜 공개 안하는 걸까? Science, Quantum

근 석달간의 대전생활을 지난주말에 마감했습니다.
내일쯤 공개되는 것으로 아는데, 대외비같은 것은 아니니 조금 언급해도 되겠지요.
제가 참여한 프로젝트는 한국최초의 "양자암호 시스템"입니다. 정식명칭은 따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quantum cryptography test bed라고 불렸습니다. 제가 실험이 아닌 관계로 실험에서 나온 암호키에 노이즈를 제거하는 작업... 정도를 맡았습니다.
어려운 작업은 아니고 두개의 장치에서 random 키가 생성되는데, 이 random key에 0~10%정도 일치하지 않는 키가 있을 때 이를 보정해주는 프로그램을 짠 것이지요.

양자암호는 약 20년전에 C. Bennett에 의해 (사실은 그전에 weisner라는 사람이 제안했는데, 논문이 퇴짜를 맞았습니다.) 제안되어지고 10여년전에 역시 C. Bennett이 최초로 실험에도 성공합니다. 그리고 금세기 초에는 미국및 유럽 일본에서 100km대의 전송능력을 가지고 계속 실험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KIST에서 했다고 주장은 하고 있지만 아직 실체는 모르겠고, 제가 아는 한도에서는 제가 참여한 프로젝트가 최초로 최종 secure key를 생성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잘못 알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한국 최초이지요. 양자암호에 대해서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설명하도록 하고... 몇가지 에피소드만 얘기해볼까합니다.

어느정도의 테스트가 끝나고 윗선에 보여주는 기회가 있었는데, 질문이 "세계최초이냐?"이더군요. 이제 실험해서 성공한지 얼마안되서 좀 황당한 질문이었습니다. 그다음 질문이 더 황당했습니다. "이거 진짜로 양자통신을 하는것이냐?"고 하시더군요. 에러보정을 인터넷망을 통해서 한다고 하는데, 인터넷망으로 전송하면서 ·속이는· 것이 아니냐는 거지요. 저는 구석에 찌르러져있는 박사과정 학생에 불과하지만, ·황우석박사·파문 혹은 PD수첩파문의 파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짠 프로그램에 암호키를 전송하는 루틴이 있다는 말이거든요. 할말을 잃었습니다. 물론 그분이 진짜 그런 의심이 있어서 하신 말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런데 이것 저것 설명하시는 분의 말을 들어보자니... 과학자라고 하더라도 설령 비슷해 보이는 전공에 비슷해보이는 일을 하시는분들이라도 양자암호를 모르는 분들 간단한 단시간의 설명으로는 이해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니 줄기세포복제같은 분야를 비슷한 전공자도 아닌 일반사람들이 가타부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양자암호를 설명하려면 간단한 비유를 들어야할텐데, 줄기세포복제에 관한 설명도 그럴 수 밖에 없지 않겠냐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고요.

어쨋튼 알고있는 정보내에서는(비공식적으로 실험에 성공하고 발표안하면 모르니까..) 한국 최초의 양자암호 시스템이었지만 외국의 수준과는 좀 떨어진 전송거리와 암호키 생성률이었지만, 나름대로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좀 허탈한 감도 없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관계자들이 너무 조심 스러워서 언론을 포함한 대외 발표는 취소 혹은 연기하기로 했다니, PD수첩 참 무서운 매체입니다.

그나저나 이런만 블로그에 쓰는게 좀 찝찝하긴 하지만... 어차피 한산한 블로그이다보니... 넉두리입니다.

덧글

  • 윌리 2005/12/13 13:01 # 답글

    대단한 일 하셨네요. 좋은 결과를 맘편히 발표 못하니 아쉽겠습니다.
  • nyxity 2005/12/13 13:38 # 삭제 답글

    와..멋지군요.
  • jiinny 2005/12/13 13:46 # 답글

    별로 대단하거나 멋진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시스템을 보면 실망이 큽니다. 하지만 진짜 광자 하나로 통신을 한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도 하지요. 진짜 펄스당 광자 하나를 쏘고, 그걸 감지한다니까요. 물론 감지율은 좋지 않습니다. 현재로써는 초당 몇 비트 정도의 암호키를 만들 수 있을 뿐입니다....
  • 초롱초롱 2005/12/17 23:49 # 답글

    PD수첩 땜에 과학이 과학으로 대접 못받는 시대가 오긴 온 것 같습니다. 천문학자에게 "당신 블랙홀 본 적 있어?"라고 물어보는 꼴이죠. 첫 방문에 이런 말을 써도 되는지... ^^;;
  • 삽스 2005/12/26 19:55 # 삭제 답글

    졸업 논문쓰려고 구글에서 자료찾다가 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양자통신의 현황란에는 이제 '실험에는 성공'이라고 적어도 되는 건가요 ^^;;
    p.s.새논 형님의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블로그네요

  • jiinny 2005/12/27 15:14 # 답글

    삽스/ 실험에는 확실히 성공이긴 합니다. shannon이랑은 별로 안친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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